『몰락의 에티카』 - 신형철 1. 무려 '몰락'의 '에티카'라니. 출간 순으로는 『몰락의 에티카』가 먼저지만『느낌의 공동체』에서 신형철 평론가를 먼저 만나서 읽고 있다. 사려깊은 개그욕심에 반하며! 정말 좋아하면서 읽고 있음. 『느낌의 공동체』는 산문이고, 『몰락의 에티카』는 평론이다. 과제 아니고서 평론을 읽는 건 아마 국문과생인 나에게도 그리 흔치 않은 일이었다. 특정 좋아하는 평론가(이광호 선생님 같은)의 글을 계간지 등에서 '우연히'마주 쳤을 때나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평론일 경우를 제외하면. 하지만 신 평론가의 글은 일부러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글. 어디서 봤더라, 신 평론가 글은 김현 선생님처럼 평론이 이렇게 스스로의 문체를 갖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아, 김현 선생님의 글도 좀 더 읽어봐야 겠.. 2011. 10. 20. <변신> - 프란츠 카프카 1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잠자리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장갑차처럼 딱딱한 등을 대고 벌렁 누워 있었는데, 고개를 약간 들자, 활 모양의 각질로 나뉘어진 불룩한 갈색 배가 보였고, 그 위에 이불이 금방 미끄러져 떨어질 듯 간신히 걸려 있었다. 그의 다른 부분의 크기와 비교해 볼 때 형편없이 가느다란 여러 개의 다리가 눈앞에 맥없이 허위적거리고 있었다. (9쪽) 어느 날 눈을 떴을 때 벌레로 변해있다면. '가족'은 완전한가. 예전에 수업에서 선생님은 '가족'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고 운명적으로 부여받은 것이기 때문에 더 폭력적일 수 있다고 하셨다. 내가 애써 선택한 것에도 불만족과 혼란이 올 수 있는데, '가족'은 바꿀 수도.. 2011. 10. 17.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 이수명 좋다. 좋다아. 아아. 좋-다아, 하면서 읽고 있는 시집.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내가 너의 손을 잡고 걸어갈 때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너무 많은 손들이 있고 나는 문득 나의 손이 둘로 나뉘는 순간을 기억한다. 내려오는 투명 가위의 순간을 깨어나는 발자국들 발자국 속에 무엇이 있는가 무엇이 발자국에 맞서고 있는가 우리에게는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이 있고 왼쪽 비는 내리고 오늘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내가 너의 손을 잡고 걸어갈 때 육체가 우리에게서 떠나간다. 육체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우리에게서 떨어져 나가 돌아다니는 단추들 단추의 숱한 구멍들 속으로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 이수명,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 2011. 10. 16. 감상노트 참고로 제 고향은 서울이고 한 번도 서울을 떠나본 적이 없습니다만 ----------------------------------------------------------------------------------------------------- 옛날 내 싸이에서 갖고 왔다. 아, 아끼는 순간들! 2011. 10. 9. 지구방학 구글에서 '지구방학' 치면 이게 나온다. :P 아마도 2008 여름. 연주는 같이. 노래는 브라더. 브라더 목소리 좋다! 2011. 10. 8. 옛날. 1. 갑자기 옛날 블로그 생각이 나서, 닫을까 싶어서 들어갔다. 블로그도 많다. 뭐 이렇게 여기저기 심어놨나 싶다. 나중이 되면 지금 이 곳도 그렇게 생각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들어가서보니 그때의 내가 있다. 지치지도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있다. 오랜만에 읽다보니, 좀 더 어리고, 무모하고, 떠는 내가 담겨 있었다. 나는 그런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아마도 지우지는 않을게다. 쑥스러운 마음에 닫아 놓으려다, 우연히 들르는 사람들의 숫자를 보곤(아주 적긴 하다) 관두기로 했다. 우연히 읽히는한 살아있겠지. 2. 하루가 어떻게 가는줄 모르겠다. 정신없이 가고 있는데, 바빠서 정신없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정신'이 없다. 매일 흔들리는데, 그렇게 흔들려 놓고도 별로 변화가 없다. 3. 산책을 다녀온 아.. 2011. 10. 8. 메타포 단어의 주인은 없겠지만, 신형철 평론가는 '에티카'를 씀으로써 '에티카'를 가졌다. 물론 그는 '에티카'를 가짐으로써, 그 말이 주는 무거움만큼 그 말을 지키기 위해 문학과 더 많이 싸워야 될 것이다. ("싸우다"는 표현은 신형철의『느낌의 공동체』'책머리에'에서 참고) 그래도, 좋겠다. '에티카'는 '좋다'는 말의 애매함을 넘을만큼 좋은 말. 갖고 싶은 말. 스스로를 표현하는 좋은 단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뭔가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좋은 말을 발견하게되면, 그 말이 '에티카'처럼 내가 닮고 싶은 삶의 지향까지 담을 수 있는 단어라면, 꼭 나의 단어로 만들고 싶다. 각자의 메타포가 있는 작가들이 부러운 시간. 2011. 10. 8.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 장정일 1. 얼마나 간단한가.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굳어 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 속 버튼을 눌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켜는 라디오가 되고 싶다 -- 장정일, 2. 목소리, 가 아닐까 생각했다. 목소리 때문에. (나만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3. 으, 역시 못하겠다. 난 언제부터 이렇게 제약이 많은 인간이 되었나. 그래도 며칠 전에 했던 두 개의 대화가 왠지 위로가 된다. 헤에. 둘 다 모르겠지만, 아무튼 두.. 2011. 10. 8. 1. 1. 책 감상 적기. 좋으려고 한 건데 뭔가 몇 개 쓰다보니 더 잘 쓰고 싶고(+자세히), 의식하고 쓰게 된다. 아 그러니까 덜 좋게 되고. 며칠 만에 쬐끔 지침. 그냥 좋은 만큼만 쓰자. 과제도 아닌데!!! "오늘의 책"같은 거 참여하는 것도 아닌데!!! 즐거우려고 하는 것이었는데!!! 2. 아. 기어코 금요일이 왔구나. 3. 아이폰 리퍼를 나는 할 것인가, 안 할 것인가. 1) 안 받기에는 괜히 좀 찜찜하다. 홈버튼도 마음에 걸리고, 배터리 빨리 닳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2) 하지만 받기에는 파일 옮기는 거랑 (저번에 사진은 한 번 크게 옮기긴 했으나), 전화번호부 옮기는 것(네이버 전화번호부 같은 거 쓰면 되긴 하지만), 그동안 받은 앱들 다 까는 것(어차피 게임같은 건 잘 안 하니 SNS만 받으.. 2011. 10. 7. 『뭐라도 되겠지』 - 김중혁 1. 소설가 김중혁의 첫 산문집 『뭐라도 되겠지』(마음산책, 2011) 와우북에서 사서(나오자마자!라고) 재미있게 읽었다. 재미를 넘어 정말 '웃긴' 책이다. 주의사항은 뭐 마시면서는 읽지 말것. 문장의 급습으로 입에 물고 있던 걸 뿜을 수 있음. (웃겨서) 이런 책은 한 700페이지 쯤 되면 좋겠다 생각했다. 한 장 한 장 넘어가는 게 아까웠어! 재밌어서! 페이스북에 방울토마토 먹으면서 보다가, 방울토마토가 폭발해서 (토마토도 보다가 웃겨서 빵터진 거라고) 새 책에 튀었다고 썼는데, 그 덕에 "토마토도 웃기는 책", "맛있는 책" 등등으로도 불리게 되었다. 2. 예전에 2학년 땐가 소설론(맞나...?) 수업시간에 김중혁 조 발표날이었다. 보통 PPT로 발표 하고 토론하고 하는 건데, 이 조의 조원 한 .. 2011. 10. 6.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