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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빠진 독서

『몰락의 에티카』 - 신형철

by 두번째낱말 2011. 10. 20.


1.

무려 '몰락'의 '에티카'라니.
출간 순으로는 『몰락의 에티카』가 먼저지만『느낌의 공동체』에서 신형철 평론가를 먼저 만나서 읽고 있다.
사려깊은 개그욕심에 반하며! 정말 좋아하면서 읽고 있음. 

『느낌의 공동체』는 산문이고, 『몰락의 에티카』는 평론이다.
과제 아니고서 평론을 읽는 건 아마 국문과생인 나에게도 그리 흔치 않은 일이었다. 특정 좋아하는 평론가(이광호 선생님 같은)의 글을 계간지 등에서 '우연히'마주 쳤을 때나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평론일 경우를 제외하면. 하지만 신 평론가의 글은 일부러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글. 어디서 봤더라, 신 평론가 글은 김현 선생님처럼 평론이 이렇게 스스로의 문체를 갖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아, 김현 선생님의 글도 좀 더 읽어봐야 겠다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신 평론가는 미남이시다! (이 부분에서 왜 '게다가'가 붙는 지는 모르겠으나.....)
가온이에게 "야, 신형철 평론가 정우성 닮은 것 같아! 키크고(커 보이고..), 마르고, 수염!!!" 이라고 말했다.
'마음산책' 블로그에서 본 표현을 빌리자면 '식민지 지식인'같은 느낌. 
(근데 정말 저 비유가 너무 잘 어울리시는 듯하여....저번에 와우북에 가서 마음산책에다가 여쭈었다. 저 표현 보고 완전 빵 터졌다고! 그런데 저 비유 신 평론가께서 직접 하신 거라고. 아, 여기서도 드러나는 사려깊은 개그욕심)
음. 그러니까 글을 읽고 나면 더 정우성처럼 보인다. 정우성보다 더 멋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김주책)

2.

'책머리에'가 정말 엄청나다. 『느낌의 공동체』에서도 '책머리에'때 부터 진짜 '으악!!!!!!'거렸는데, 이 책의 책 머리에는 정말 '몰락'할 것처럼 좋다. 본문 보다 앞서 '책머리에'를 노트에 손으로 옮겨 적었다. 
간직하고 싶은 부분. 책머리에서 부분 발췌.

"나는 늘 몰락한 자들에게 매료되곤 했다." (5쪽)

"전부인 하나를 지키기 위해 그 하나를 제외한 전부를 포기한 것이었다." (5쪽)

"문학이란 무엇인가. 몰락의 에티카다. 온 세계가 성공을 말할 때 문학은 몰락을 선택한 자들을 내세워 삶을 바꿔야 한다고 세계는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문학이 이러한 것이라서 그토록 아껴왔거니와, 시정의 의론(議論)들이 아무리 흉흉해도 나는 문학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6쪽)

"나에게 비평은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아름답게 말하는 일이다.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할 때 나는 절박하다." (8쪽)

"문학이 아니었으면 정처 없었을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을 혐오하지 않으면서 말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진실이 있다면 이것이다. 나는 문학을 사랑한다. 문학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어쩔 수가 없다." (8쪽)

-- 신형철,  『몰락의 에티카』, 문학동네, 2008
정말 "어쩔 수가 없다" (!)


3.


사실 '책머리에'의 1과 3을 신나게 옮겨 적으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너무 다 옮겨 적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그래도 되나 생각이 들어서, 정말 '인용'정도로 용납할 수 있는 만큼 몇 줄만 옮겨 적었다. 

책과 시에 대해서 쓰면서 요즘 많이 생각하는 고민. 

3-1.

1) 어디까지가 출처를 밝히고 인용해도 되는 것일까.
2) 시는 출처를 밝히고 전문을 인용해도 될까. 
3) 얼만큼이 '저작권'에 용납되는 만큼의 인용일까. 
4) 온라인 매체의 글과 '책'의 인용에 대한 허용 범위는 얼마나 되나. 

등등. 써 놓고 보니 1)이랑 3)은 거의 같은 것 같네.

그렇다면, 내가 여기에 이렇게 기록하는 이유를 살펴 보자. 

3-2. 

1) 내가 읽은 것들을 기록하고 간직하고 싶다. 손으로 쓰는 것 보다 더 빨리 쓸 수 있고, 체계적으로 관리도 되니까. 
2) 내가 읽은 좋은 책에 대한 느낌을 공유하고 싶다. 
3) 공유를 통해 상대방도 그 책에 대해 궁금해하고 읽고 싶어했으면 좋겠다. (이 순간이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
4) 특히 시집은 진짜 열심히 소개해서, 좋은 시 많다는 거 알리고 싶고 또 좀 시집이 잘 팔렸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SNS팀 경험을 살려 '시집'에 대한 바이럴 마케팅과 소셜미디어 마케팅....! 그래서 꼬박 꼬박 밑에 '책 정보'도 링크로 첨부한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소개하고 싶은 시집을 찾기 위해서라도 더 많이 읽을 수도 있으니까. 


좋은 글을 '티저'로 공개하여 사람들에게 읽고싶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긍정적이겠지만, 혹 이것이 '아, 이 책은 이런 내용이구만'하고 다 알게되는 '스포일러'로 작용하면 안 되니까. 그리고 동기가 아무리 좋아도 원 저작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건 안 되니까. 아휴. 
얼만큼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뭐 일단은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 

그런데, 하루에 10명 오면 많이 오는 내 블로그인데 마치 파워블로거처럼 걱정하는 군 김아라....(그래도 중요하니까!)

4.

아, 그런데 책 내용은 아직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라 없음. (.....)


몰락의에티카신형철평론집
카테고리 인문 > 한국문학론
지은이 신형철 (문학동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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