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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지도 못하면서 - 김민정 도서관 열람실에서 읽다가 빵(!) 터져서, 입술을 깨물고 읽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광어를 회 뜨다 손을 떠버린 엄마 응급실로 데려가 침대에 누이는데 담당 의사 이름이 글쎄 '김근'이시다 어머, 뿌리 근을 쓰시나요? 성함이 제가 아는 분이랑 같아서요 그는 바느질로 바빴다 시인 중에 있거든요, 金根이라고…… 바느질로 바쁜 그는 아무 말 없었고 그런 말이 있었다, 비호감이라고 -- 김민정,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2009, 문학과지성사 아무 '말' 없는 그에게 '비호감'이라는 '말'을 선물하여, 그는 이제 '비호감'이라는 말이 있는 '어쩌면 뿌리 근' 남. 그녀가처음느끼기시작했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지은이 김민정 (문학과지성사, 2009년) 상세보기 2011. 10. 5.
? 익숙해지는 것. 물음표를 보면 자꾸 궁금해 해야하고, 마침표를 보면 더 이상 말을 못 하겠는 거. 느낌표가 많으면, 글인데도 불구하고 시끄러운 게 참 신기하다. '야!' 와는 달리 '야!!!!!!!!!!!!' 는 너무 크게 들려. 언제부터 이렇게 읽게 된 걸까. 이런 것도 글자처럼 배우게 된 건지. + 그런데 말들이 참 예쁘다. 요새 이런 낱말들을 빤히 보는 게 재밌다. 마칠 때는 마치니까 마침표. 쉴 땐 쉼표. 물어볼 땐 물음표, 느낌이 '짠'하고 오면 느낌표. 어디어디서 따왔을 때는 따옴표! 나는 따옴표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따왔기 때문에 따옴표라는 걸 얼마 전에 인지했다. 예쁘게 만들어진 말들. 2011. 10. 4.
방청소 1. 올해의 마지막 방청소, 라고 말했지만, 12월 즈음에 한 번 더 할 것 같긴 하다. 방청소까지 가는 단계. 1) 웬만큼 깨끗할 때. 책상과 바닥까지 마음 껏 쌓아두며 지낸다. 조금 쌓인 것은 금방 치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드니까! 2) 좀 쌓였을 때. 짐이 없는 방바닥 부분을 골라가며 밟고 다닌다. 가방같은 거 여러 개가 바닥에 깔려 있을 때 요리조리 잘 피해가며. 3) 많이 쌓였을 때. ....밟아도 되는 것(밟아도 고장 안 나는 것)은 그냥 밟고 다닌다....... 뭐 이렇게 쓰면 엄청 더러워 보이나....아 막 엄청 더러운 건 아니고(변명 중), 책이랑 프린트랑 이런 게 막 쌓인다. 바닥에도 책상에도. 아무튼 이렇게 꾸물거리다 드디어 방청소를 시작. "저번 방청소의 기억이 아직 남아있는데,.. 2011. 10. 3.
달이 아주 얇고 노랗고 예쁘게 떴다. '이렇게 예쁜 달은 처음인 것 같아!' 하며 (이전의 기억은 다음의 강렬함이 오면 이렇게 쉽게 지워지는가. 난 이전에도 이런 생각을 했었을 것이다. 기억은 안 나지만.) 담고 싶은 마음에 카메라버튼을 누른다. 눈보다 더 잘 담을 수는 없는가. 두 개의 눈을 거쳐 달은 더 작아지고, 나는 더 잘 보고 싶어서 카메라를 보며 가까이 다가간다. 몇 발자국 걷다 멈칫. '아, 내가 걸어서 닿을 수 있는 곳이 아니었지.' 그래도. 또, 걷는다. 아주 낮게 뜬 달. 바람이 불고, 달냄새를 상상하게 된다. 2011. 10. 3.
푸르다. 푸르다. 인조잔디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좋아서 계속 보게 되는 사진. 2011. 10. 3.
쉽지 않다. 어딨겠어. 2011. 10. 3.
과정 1. '김아라 책입니다' 과정을 거치는 중. 만년필로 하나 씩 하나 씩 이름이 적히고 있다. (여기서 주어는 이름 적힌 채로 입 벌리고 있는 쟤네들.) 오늘 홍대 앞의 "와우 북 페스티벌"에서 산 것들. 정면에 보이는 김연수 소설가의 『밤은 노래한다』는 빼고. 저건 그냥 어제부터 읽는 책이라 등장. 그리고 또 정면에 보이는 유희경 시인의 『오늘 아침 단어』와 심보선 시인의『눈앞에 없는 사람』은 요새 시를 읽는 브라더에게 줄 2차 생일 선물. (다음 주 중에 부치거나....혹은 10월 안에 직접 가거나....또 혹은 11월 쯤에 주게 될 것 같긴 하지만. 심보선과 헤세를 읽으며 기다려줘요!) 2. 구입 책 목록, 혹은 책장을 보여주는 일은 얼마간의 용기를 요구한다. 1) 먼저 내가 요새 읽는 책들로 요즈음.. 2011. 10. 2.
노란색 노트 1. 예쁜 노란색 노트를 샀다. 얼마 전에 산 일기장은 일기장으로 쓰고, 노란 노트는 독서노트를 하려고! (요즘 만년필로 글씨 쓰기를 하고 있어서. 재밌다!) 하지만 비닐 속에 있던 노트를 집에 와서 펼치니.... 아 만년필 잉크가 번지는 재질의 종이, 그리고 샤프로도 잘 안 써지는 종이다. 흑. 몇 줄 끄적이고 영 안 맞아서 포기. 다른 객관적 용도(일기장이나, 독서노트 같은 건 뭔가 마음을 잔뜩 담아서 쓰는 거니까)로 써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 그런데 역시 하도 이렇게 키보드로 쓰다 보니 직접 손으로 쓰는 건 정말 쉽지 않다. 손이 너무 느려서 자꾸 하려던 말도 까먹고. 2. 피곤한데 잠은 또 안 오고 그렇다. 머릿 속에선 '괜찮아!'라고 하는데, 몸은 안 괜찮아서 괜히 앓을 때가 있다. 아무튼 그러.. 2011. 10. 2.
봄이 왔다 - 진은영 역시 할 일이 있으면, 더 많이 읽는 것일까. 진은영 선생님의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중 한 편. 봄이 왔다 사내가 초록 페인트 통을 엎지른다 나는 붉은색이 없다 손목을 잘라야겠다 - 진은영,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2003, 문학과지성사 시집을 읽을 때는 첫 번째 장 부터 차례차례 읽지 않고 그냥 펴진 곳부터 점차 뒤로, 혹은 앞으로 가며 내 마음대로 읽는다. 이 날도 내 마음대로 읽다가, 이 시를 만나고 정말 입으로 "으아악!"이라고 외쳤다. "손목을 잘라야겠다" 를 보고. 도대체 봄은 어떻게 오는가. 매해 봄을 기다리는 것 같지만, 사실 봄을 기다리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왠지 봄은 꼭 기다려야만 할 것 같고, 자라나는 푸른 새싹들은 무조건 긍정하기만 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2011. 10. 2.
. 1. 내가 그저 그렇다, 고 생각하는 것에 내 스스로도 정말이지 자유로울 수 없을 때, 괴롭다. 좀, 많이. 그저 그렇다고 하는 내가 더 그저 그렇다. 나를 제일 경계할 것. 2. 여기에서도, 라는 생각을 잠시했다가 어디서든 다, 라고. 3. 자고 일어나도 그대로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두 사람을 생각했다. 오. 불안한가, 나. (불안한가, 라고 쓰는 것도 사실은 불안한 거 안 들키고 싶어서.) 그러니까. 저 자도 되,.....는 거죠? 4. 결국 애정의 문제인가. 5. 응. (이건 나에게) 2011. 9. 30.
나무 잎잎잎잎잎잎잎 해 잎잎잎잎잎잎잎잎 잎잎잎잎잎잎잎잎잎잎 잎잎잎잎잎잎잎잎잎잎잎잎 잎잎잎잎잎잎사과잎잎잎잎 잎잎잎사과잎잎잎잎잎잎 잎잎잎잎잎잎사과잎잎 잎잎사과잎잎잎잎잎잎 잎잎잎잎잎잎사과잎 잎사과잎잎잎잎잎 잎잎잎잎잎잎잎 기둥기둥 기둥기둥 기둥기둥 기둥기둥 기둥기둥 기둥기둥 기둥기둥 기둥기둥 기둥기둥 기둥기둥 기둥기둥 뿌 뿌 뿌흙흙흙흙 리 리 리흙흙흙흙 뿌 뿌 뿌흙흙흙흙 리 리 리흙흙흙흙 흙흙흙흙흙흙흙흙 흙흙흙흙흙흙흙흙 이거 시임. 2011. 9. 30.
요즘 저 말 너무 많이 하죠. 2011.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