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열람실에서 읽다가
빵(!) 터져서, 입술을 깨물고 읽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광어를 회 뜨다 손을 떠버린 엄마
응급실로 데려가 침대에 누이는데
담당 의사 이름이 글쎄 '김근'이시다
어머, 뿌리 근을 쓰시나요?
성함이 제가 아는 분이랑 같아서요
그는 바느질로 바빴다
시인 중에 있거든요, 金根이라고……
바느질로 바쁜 그는 아무 말 없었고
그런 말이 있었다,
비호감이라고
-- 김민정,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2009, 문학과지성사
아무 '말' 없는 그에게
'비호감'이라는 '말'을 선물하여,
그는 이제 '비호감'이라는 말이 있는 '어쩌면 뿌리 근'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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