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흔해빠진 독서

데미안 +

by 두번째낱말 2011. 8. 30.



프롤로그 같은 부분인데, 
밑줄 긋고 몇 줄 읽다 보면 또 밑줄 긋고 싶어지고. 

읽는 중. 

"그러나 한 사람 한 사람은 그저 그 자신일 뿐만 아니라 일회적아고, 아주 특별하고, 어떤 경우에도 중요하며 주목할 만한 존재이다. 세계의 여러 현상이 그곳에서 오직 한번 서로 교차되며, 다시 반복되는 일은 없는 하나의 점인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중요하고, 영원하고, 신성한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은, 어떻든 살아가면서 자연의 뜻을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이로우며 충분히 주목할 만한 존재이다." (8쪽)

"내 이야기는 유쾌하지 않다. 꾸며낸 이야기들처럼 달콤하거나 조화롭지 않다. 무의미와 혼란, 착란과 꿈의 맛이 난다. 이제 더는 자신을 기만하지 않겠다는 모든 사람들의 삶처럼." (9쪽)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길의 추구, 오솔길의 암시다. 일찍이 그 어떤 사람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 어떤 사람은 모호하게 어떤 사람은 보다 투명하게, 누구나 그 나름대로 힘껏 노력한다." (9쪽)

"그리고 사람은 모두 유래가 같다. 어머니들이 같다. 우리 모두는 같은 협곡에서 나온다. 똑같이 심연으로부터 비롯된 시도이며 투척이지만 각자가 자기 나름의 목표를 향하여 노력한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건 누구나 자기 자신 뿐이다." (9쪽)

2011. 8. 6일 



+ 데미안 더 붙여넣기. 한 장 한 장 넘어가는 게 아까운 책. 
  (아 그렇지만 아까워서 이렇게 느리게 읽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사람이 어떻게 바꿀 도리가 없는 것은 하는 수 없이 접어두고 받아들이게 마련이듯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49쪽)

감사한다는 것은 결코 내가 믿는 미덕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것을 어린아이에게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일로 보였다. 그래서 내가 막스 데미안에게 전혀 감새하하지 않았다는 것이 지금도 별로 놀랍지 않다. 데미안이 나를 크로머의 손아귀에서 구해 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평생 병들고 상했을지도 모른다고 지금도 나는 확신한다. (59쪽)

누구나 이런 어려움을 겪는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것은 인생의 분기점이다. 자기 삶의 요구가 가장 혹심하게 주변 세계와 갈등에 빠지는 점, 앞을 향하는 길이 가장 혹독하게 투쟁으로 쟁취되어야 하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들의 운명인 이 죽음과 새로운 탄생을 경험한다. 삶에서 오로지 한 번, 유년이 삭아가며 서서히 와해될 때, 우리의 사랑을 얻었던 모든 것이 우리를 떠나가려고 하고 우리가 갑자기 고독과 우주의 치명적인 추위에 에워 싸여 있음을 느낄 때 경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영원히 이 절벽에 매달려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지나간 것에, 잃어버린 낙원의 꿈에, 모든 꿈 중에서 가장 나쁘고 가장 살인적인 그 꿈에 한평생 고통스럽게 들러붙어 있다. (66쪽)


다만 나방은 그런 따위 시도는 안 해. 나방은 자기에게 뜻과 가치가 있는 것, 자기가 필요로 하는 것, 자기가 꼭 가져야만 하는 것, 그것만 찾는 거야.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일도 이루어지는 거지. (76쪽)

- 비통하게 아름답고, 창백하고, 섬뜩하지만 무시무시하게 생명력 있는 세계 속에서 살았다. (81쪽)

유년은 나의 주변에서 폐허가 되었다. (91쪽)
데미안은 여행을 떠났다. 나는 혼자였다. (91쪽)

고향과의 이별은 이상하도록 쉽게 이루어졌다. 더 슬프지 않아 사실은 부끄러웠다. 누이들은 이유없이 울었다. 나는 울 수 없었다. 내 자신에 대해서 놀랐다. 늘 감정이 풍부한 아이였는데, 그리고 바탕에 있어서 꽤 선한 아이였는데. 지금 나는 완전히 변해버렸다. (93쪽)


사람들이 나를 별로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나 자신도 느꼈으며 스스로도 자신을 결코 사랑하지 않았다. 막스 데미안에 대한 커다란 그림움을 자주 느꼈다. 그러나 어떤 때는 그를 미워도 했으며 몹쓸 병처럼 떠맡은 내 삶의 빈곤화의 책임을 그에게 돌리기도 하였다. (93쪽)

- 그 누구도 나만큼 쉽게 상처받지 않았고, 그 누구도 나만큼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 (101쪽)

내가 이제 새로운 친구들 가운데서도 끊임없이 외롭고 남과 다르다는 것을 알면 알수록, 그만큼 더 나는 거기서 떨어져 나오지 못했다. (102쪽)

모든 것이 일종의 강압 같았다. 나는 내가 해야만 하는 것을 했다. 달리 나 자신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오래 혼자 있는 것이 두려웠다. 늘 거기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느끼는, 그 많은 부드럽고, 부끄럽고, 은밀한 감정의 내습이 두려웠다. 그토록 자주 엄습하는 연연한 사랑의 생각이 두려웠다. (102쪽)

-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105쪽)

나는 아직 내 황량한 시절 한가운데 있었다. (114쪽)

그가 언젠가 나에게 해준 말이나 그 밖의 모든 것이 오늘까지도 의미가 있었고, 당면 문제였으며, 나에게 관계되었다! (117쪽)

내 꿈들, 내 기대들, 내 내면의 극심한 변화에 대해 나는 아무에게도 한마디도 말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설령 그렇게 하고자 했더라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그걸 원할 수 있었겠는가? (121쪽)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삭스.> (123쪽)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129쪽)

당시에 나는 흔히들 말하는대로 <우연>에 의해서 특이한 도피처를 찾아냈다. 그러나 그런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인가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을 찾아내면, 그것은 그에게 주어진 우연이 아니라 그 자신이, 그 자신의 욕구와 필요가 그를 거기로 인도한 것이다. (131쪽)



일단 여기까지. 아이고 담고 싶은 문장이 참 많아서. 

2011. 8. 30







데미안(세계문학전집44)
카테고리 소설 > 독일소설
지은이 헤르만 헤세 (민음사, 2009년)
상세보기
 


 

'흔해빠진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잘 알지도 못하면서 - 김민정  (0) 2011.10.05
봄이 왔다 - 진은영  (1) 2011.10.02
<일기>, 황동규  (1) 2011.08.21
바오밥의 추억  (2) 2011.08.21
심보선 하나 더  (1) 2011.08.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