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에는 그렇게 일어나기가 힘들었는데, 역시 그래도 학교에 오면 '오길 잘했다'생각이 든다. 집에 있었으면 책상에 앉았다가, 침대에 다시 누웠다가, 또 다시 책상에 앉았다가를 반복했겠지(가끔 잘 되는 날도 있긴 하지만). 학회 간 사람들, 수업간 사람들이 많아서 오늘은 또 특히 랩이 조용하다. 시끄럽지(!이 기준이 좀 어렵긴 하지만)만 않다면, 북적이는 것도 좋지만 또 오랜만에 이렇게 2층이 아닌 4층에서 조용하니, 컴퓨터도 잘 쓸 수 있고 짱짱 좋으다.
어젯밤에는 그냥 계속 논문 걱정이 되어서 마음에 불편했다. 걱정만 한다고 될 것은 아니지만. 논문 쓰려면 자꾸 실험이고 뭐고 다 부탁해야되고, 그냥 여러가지로 요새는 부탁만하고 사는 것 같다는 생각. 맨날 부탁하는 기분. 옛날에 과대할 때 느꼈던 기분들이 쏟아진다. 부탁 안 하고 살 수는 없지. 부탁하고, 들어주고, 안 된다고 하면서 겨우겨우. 혼자서 다 해낼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데, 그게 조금 쏟아질 때가 있다.
그래도 꼭꼭 부탁할 것 있으면 말하라고 이야기해주는 사람들한테 감사. 그리고 요새 내가 맨날 부탁만하고, 내가 기다려만 달라고 하는 사람들, 그래서 기다려주는 사람들에게도 또 진심으로 감사를. 한 번에 여러가지를 잘 못해서, 보고싶은 사람들의 듣고싶은 얘기들도 다 미뤄두고 있다. 후딱후딱(이 아닐지라도) 잘 끝내야지.
2.
내가 지금 하고싶은 거 안 하고 사는 거 아닌데도 불구하고, 뭔가 예쁘고(?) 노래하고 사는 사람들 보면 부럽다. 오랜만에 그런 느낌이 들어서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요새 내가 노랠 안 해서 그런가. 그리고 그냥 얼굴이 얼굴이 아니라 논문 얼굴이 되어가서 그런가...
3.
행복을 미뤄두지 마세요, 지만 어제 둬니랑 얘기한 것처럼 내가 원하는 걸 아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걸 지금 주장해도 되는지 맥락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무작정이 아니고, 작정이 중요한 것.
4.
그래도 시도 읽고 한강에서 기타치며 노래도 하고 글도 쓸 생각하는 여름을 상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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