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밥의 추억 [리빙포인트] 마음이 불안할 땐 좋아하는 시를 옮겨보면 좋다. 마종기 시인의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문학과지성사, 2006) 왜 그렇게도 매일 외울 것이 많았던지 밤샘의 현기증에 시달리던 나이, 큰 바오밥 나무를 세 개나 그려 소혹성 몇 번인가를 가득 채워버린 그 그림 무서워하며 헐벗은 날을 살았지. 그 후에 가시에도 많이 찔리고 허방에도 많이 빠지고 녹슨 못을 잘못 밟아 피 흘리면서 창피한 듯 눈치껏 피해만 다녔지. 나는 그렇게 살아냈어. 너는? 하느님이 제일 처음 심었다는 나무, 뿌리가 하늘을 향해 물구나무선 채로 늙은 의사가 되어서야 지쳐서 만난 아프리카 초원의 크고 못난 다리, 안을 수도 없어 어루만지기만 했는데 밀가루 같은 추억이 주위에 흩어졌어. 밤이 되는 열매와 야채가 되는 .. 2011. 8.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