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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매일

이곳에 오기 전엔

by 두번째낱말 2020. 6. 28.

이곳에 오기 바로 직 전에 너무 외로웠다. 살면서 친구 관계에 대해서 고민한 적은 당연히 있어도, 뭔가 사람을 사귀는 게 되게 어렵다거나, 친구를 만드는 거 자체가 두려웠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정말 회사에서의 관계가 너무 어려웠었다. 누군가와 많은 걸 터놓고 말하는 것도 어렵고, 터놓는 것도 그렇고 아예 말 자체를 너무 아끼게 된달까. 마음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고 그저 외롭고, 무엇 보다도 재미가 너무 없었다. 일하는 재미 포함. 좋아하는 사람들이 거의 다 이직한 이후로, 마음 닿을 수 없이 그냥 시간을 보내는 기분으로 휴직만 바라보며 지냈다. 예전 트위터 보다 보니, 이런 마음들이 많이 쓰여 있어서 생각. 

- 집단에서 단 한 명 정도 마음을 잘 나눌 사람이 있다면, 조금 마음 다치는 일이 있어도 충분히 괜찮을 수 있는 것 같다. (9/28/17)

이런 것들. 그때 회사를 휴직하고, 여기로 건너오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잘 만날 수 있을까 고민했었는데, 고민이 무색하게도 다행히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원격으로 밖에 느낄 수 없는 이곳에선, 그 아쉬움을 동네 삼촌 이모들이 십시일반으로 서로서로 동네 조카들에게 사랑으로 채워주고 있다. (4/29/19) 

이곳에서의 생활이 살면서 아주 많이 기억 날 것 같다. 이곳에서 셋이서 지내던 날들, 사람들이랑 오며 가며 음식도 나눠 먹고 아이들 풀어서 놀게 한 날들. 같이 미래를 고민한 날들. 지금도 고마운 생활이라는 걸 많이 느끼면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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