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끝
1. 아침 등굣길엔 사라지는 것에 전전긍긍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렇게 얘기해도 그래도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은 정말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나는 잘 기억하는 사람이니, 진짜 많이 기억해야지. '아름다웠다' 보다는 '아름답다' 하는 사람 하고 싶다.
2. "학교 갈때마다 언니 생각이 많이 나요
지난번에는 전도벗이 말을 걸었는데
언니를 닮은거예요..................................
저도 모르게 반가워서....... 언니 얼굴에 약한가봐요 제가
저도 모르게 계속 말함 신상 다 털렸어요"
이런 내용과 함께 아라언니 언제 출동하냐는 긴긴 메일을 받았다. 단문 세상에서 오랜만의 마음담긴 긴 메일이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좋은사람이구나 싶은 마음이 가끔 들면 다행이도 안심이 된다. 좋은사람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아. 진짜 좋은 사람이어야 할텐데.
3. 가만가만 스무살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 주일을 가졌다. 나는 어땠더라 생각하며, 와 저 친구들 참 좋겠다 싶었다. 어리고 반짝반짝한 눈들이 예쁘기도 하고. 나랑 내 친구들 생각도, 두고온(?) 동생들 생각도 났다. 불안하고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이 순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면 참 좋을텐데. 그러니까 나의 지금도 그럴 거다. 다시 1번으로 돌아가서 '아름다웠다' 아니고 '아름답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4. 일 주일 집에서 다녀서 참 좋았다. 집에 오면 우렁엄마 덕에 푹 쓰러지기만 해도 됐으니. 내일은 광교로 '돌아'간다. '돌아'간다는 말을 쓰는구나. 며칠 전 61동에 광교 사람들이 많이 와서, 마치 작은 광교 같고 진짜진짜 좋았다. 나는 상도동 우리집도 좋고, D동도 기숙사 우리집도 진짜 좋다. 애정 주는 것이 많이 생기는 건 좋은 거겠지. 기숙사 우리 집 식구인 연화언니, 은정코 그리고 윗집 다미도 보고싶다. 내일은 나의 곳에서 더 신나고 즐겁게 해야지. 더 밝아져라, 김아라야.
긴 말 하고 싶은 밤, 긴긴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