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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매일 - 진은영 - 브라더에게(답시) 우리는 매일매일 흰 셔츠 윗주머니에 버찌를 가득 넣고 우리는 매일 넘어졌지 높이 던진 푸른 토마토 오후 다섯 시의 공중에서 붉게 익어 흘러내린다 우리는 너무 오래 생각했다 틀린 것을 말하기 위해 열쇠 잃은 흑단상자 속 어둠을 흔든다 우리의 사계절 시큼하게 잘린 네 조각 오렌지 터지는 향기의 파이프 길게 빨며 우리는 매일매일 - 진은영, 『우리는 매일매일』, 문학과지성사, 2008 "우리는 매일 넘어졌지" "우리는 너무 오래 생각했다 / 틀린 것을 말하기 위해" 2012. 2. 25.
봄이 왔다 - 진은영 역시 할 일이 있으면, 더 많이 읽는 것일까. 진은영 선생님의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중 한 편. 봄이 왔다 사내가 초록 페인트 통을 엎지른다 나는 붉은색이 없다 손목을 잘라야겠다 - 진은영,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2003, 문학과지성사 시집을 읽을 때는 첫 번째 장 부터 차례차례 읽지 않고 그냥 펴진 곳부터 점차 뒤로, 혹은 앞으로 가며 내 마음대로 읽는다. 이 날도 내 마음대로 읽다가, 이 시를 만나고 정말 입으로 "으아악!"이라고 외쳤다. "손목을 잘라야겠다" 를 보고. 도대체 봄은 어떻게 오는가. 매해 봄을 기다리는 것 같지만, 사실 봄을 기다리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왠지 봄은 꼭 기다려야만 할 것 같고, 자라나는 푸른 새싹들은 무조건 긍정하기만 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2011. 10. 2.